[2006.0918] 어휴~ 힘들다 수학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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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일자 : 2008-06-05 [18:07] 조회 : 778 첨부파일 1개 |
수학여행단에게 김유신 장군묘를 설명중인 "나" - 일명 계란마이크(확성기)를 들고 있는 폼이 장사꾼같다..^^
나에게 수학여행은.... 가끔 존재의 가치를 느끼게하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딘가를 반문하게 한다.
수학여행 하루일정 동안 걸어다니는 10Km 남짓한 거리와 유적지 설명이 끝나고 다음 유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에 묵묵히 나자신과 대화하는 시간 120분 가량... 그 동안 머리속은 항상 수학여행단과의 시름하는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을 한다.
내가 담당하는 반은 대체로 3학급에 90-120명 가량의 학생들로.. 때론 설명을 잘 들어주며 질서를 잘지키는 학교와
학생들도 있고.. 때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당연히 기분이 좋은 것은 전자이겠지..^^
후자의 경우는 애들에 대한 실망감 보다는 나자신의 동냥그릇에 대한 반문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내가 왜 지금의 일을 하고 있는가?"
다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체력은 거의 매일 바닥을 달리고 있는데..하면서 속으로 고민을 한다.
그리고 나보다 먼저 이일을 시작한 선배님들과 수 많은 선생님들을 떠올려 본다.
그분들은 신라문화를 사랑하는 정열하나로 평생을 무일푼으로 답사를 진행하셨고 ..
지금은 백발이 허연 노장이 되어서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모두들에게 다가서 계신다.
그분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면 내 자신이 부끄럽고.. 한없이 낮아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가는 이길이 과연 올바른 길인가?
고1때 경주일원의 학생간부를 위한 수련회에 참가를 했었는데 그때 "경주남산"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사가
오셨다. 그분을 보는 순간... 저런 노인네가 강의를 하나 싶을 정도로 머리가 희고.. 주름이 깊은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속으로 강의하다 쓰러지시는게 아닐까 할 정도로...
그런데 막상 그분의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으셨는데 목소리가 얼마나 우렁차고 힘차게 들려오는지
강당이 쩌렁~ 쩌렁~ 울리고 창문의 창틀이 흔들릴 정도였다. 강의를 듣는 2시간 동안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해지는 전율과 같은 감동의 물결은 십수년이 흐른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다.
그후 고등학생때부터 신라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고있다.
경주에서 활동하시는 문화재관련 선생님들 가운데 그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었는데...
안타깝게도 몇해전에 신라의 마지막 화랑으로 또한 구세보살로 연화장세계로 드셨다.
바로 (故) 고청 윤경렬 선생님이다.
봄이면 경주남산의 참꽃(진달래꽃)을 꺽어 해맞이 마을 구판장(마을매점)에서 고량주 한병 사들고
찾아가 뵈면..언제나 좋은 이야기 들려주신 그분이 그리워진다.
나는 강의나 답사를 진행할 때면 큰소리로 설명을 한다. 목이 터져라~~~
이유는 자신감이다. 문화는 자신감이다. 신라인들이 힘찬 역사를 만들었듯이 ...
지금의 나도 우리도..힘찬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말은 윤경렬 선생님의 강의때 마다 등장하는 말씀인데.. 이제는 내가 사용을 하고..
또 누군가에게 전해지면 하는 마음이다.
주절~주절~..^^
수학여행을 진행하며..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해져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신라문화를 위해서 평생을 고생하시고 노력하신 선배님들과 선생님들께
죄송한 마음으로 몇자 적어보았다.
다음주부터 재충전에 재충전을 더해서 다시 우렁찬 목소리로 수학여행을 진행하리라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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